작년 여행때 KTX 하행은 특실을.. 상행은 일반실을 탔었는데.. 지친몸을 끌고 올라가서인지 일반석이 어찌나 좁고 불편하던지..
이번엔 상행,하행 모두 특실을 예매했다. 돈도 쥐뿔 없으면서.. 그래도 좋은 것 편한 것만 찾게 된다. ㅡ.ㅡ
2주전에 예매하면 14%를, 1주전이면 7%를 할인해준다. SMS로 발권을 하면 추가로 1%였던가..
2주전에 예매했다가 연일 계속되는 봄비에 끝내 취소하고..
다시 일정잡느라 간신히 7% 할인과 추가 1%할인만 간신히 받았다는..
주말은 창창히 날씨가 좋은데 평일만 계속 날씨가 변덕을 부려댔드랬다.
KTX-산천 이라는 새로 생긴놈이 하행 오전 시간대에 있길래 안타본 것도 타보자 싶어 고놈을 택했다.
특실이 3호차 한칸뿐인.. 스낵바도 새롭게 생긴 것이 참 맘에 들어 한번 타봤다..
소감은.. 좌석은 일반 KTX 특실보다는 좀 좁고.. 승차감은.. 안좋았다.
기차의 칙칙폭폭 하는 그 흔들림과는 다른.. 덜덜거림이 영 거슬렸다.
DMB를 보기위해 선반 위에 세워둔 PMP가 자꾸 한쪽으로 치우쳐지는게 짜증나리만치..
스낵바는 생각보다 좁았고 딱히 먹을만한건 없었다. 것보다 서울 출발이라 그런가.. 타자마자 갔을땐 진열도 안된 상태였다는.. 산천은 특실 물품이 스낵바에 있기에 특실물품만 요청해서 받아들고 자리로 왔다가 중간에 커피 한잔 사온게 다였다.. 비싸다..
이번에도 역시 특실은 중년의 아저씨들과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 등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더라는..
혼자 백수삘과 여행자삘을 내뿜으며 그렇게 다시 부산을 찾았다.
부산 해운대에는 호텔이 참 많다..
그중 찾게된 일루아 호텔.. 기와 지붕이 멋스럽고..달맞이 고개에 자리잡고 있어 멀리 동백섬과 해운대가 한눈에 보인다..
특급 호텔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참 만족스러운 전망을 가졌으며 작년 여름 리노베이션 이후 객실도 깔끔하고 푹신한 침대는 아침을 행복하게 해주기에 충분히 편했다. 무엇보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게 넘 이뻐서 좋아하게 된 곳..
오른쪽 사진은 작년 3층 스파룸일때.. 층이 낮고 테라스 정원이 시야를 가려 저멀리 이기대쪽만 보이는게 좀 아쉬웠다.
이번 8층에선 미처 찍어오질 못했지만.. 8층은 나무대신 유리로 되어 있어서 훨씬 전망이 좋다.
테라스에 앉아 조식을 먹고 있노라면 해안선을 따라 기차도 칙칙폭폭 거리며 지나가더라는..
이번엔 다른 호텔에 묵어볼까 하고 찾아봤지만 일루아의 테라스가 맘에 들었던 나에겐 특급호텔이라도 테라스가 없으면 땡기지 않게 되어 버렸다. 이젠 평생가도 테라스 없는 호텔이나 스탠다드룸엔 묵지 않을 것 같다는...^^;
테라스에서 바라본 해운대.. 그리고 호텔 앞 벚나무..
달맞이 고개길을 오르다보면 인도 중간 중간에 불쑥 불쑥 솟아 있는 나무가 많다.
작년 여름에 왔을땐 그저 내 갈길에 걸리적 거리는 나무였을 뿐이었는데..
봄엔 이뿌게 벚꽃이 피었다. 한주 정도만 늦게 왔으면 흩날리는 벚꽃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이뿐 장면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평일 대낮임에도 지나가는 차가 너무 많았다.
주차되어 있는 차도 많고.. 지나가는 차도 많고.. 4~5시대엔 도로가 주차장 같아 보일 많큼 차가 많다..
군밤 파는 아줌마가 부지런히 차 창문을 두들겨 대는 풍경도 볼 수 있다.
차 없는 틈에 한 컷 찍을라치면 귀신같이 차가 나타나서 좀 짜증났더랬다^^
이제와 보니.. 첫날엔 찍은사진이 너무 없다..
뭐하느라고 사진을 안찍었는지.. 죄다 눈에만 담고와서 올릴게 없는게 이제와서 좀 아쉽다.
기억을 더듬어보자..
부산에 도착해서 남포동을 갔었는데 12시도 안된 오전이라 그런지 먹자골목도 텅텅 비어있고..
깡통시장은 예상치 못한 완전 미로였다. 생각보다 볼게 없었거나 내가 자꾸 엄한 곳을 돌았거나.. 암튼 내겐 그저 미로였다.
맛난건 제대로 먹지도 못한채 무거운 가방 짊어지고 너무 많이 걸어 지친게다.
따지고보면 많이 안걸은걸 수도 있다..
그래.. 사실 나는 저질체력에 길치였던게다.
좋아하지도 않는 충무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유명한 씨앗호떡집과 21세기불티나호떡은 나오지도 않아 그냥 비슷한 찹쌀호떡? 하나 사먹었드랬다. 그래도 씨앗은 들어있더라는.. 서울호떡과는 확실히 다른게 맛은 있었다.
그치만 텅빈 먹자골목과 썰렁한 PIFF 거리가 평일 오전은 잘못된 시간 선택이었음을 절실히 알려주었다.
미로같은 골목을 이리저리 걷다보니 예정에서 제외시켰던 용두산공원 입구가 떡하니 보인다..
보인김에 올라가보자..하고 올라갔는데 딱히 볼건 없더라는.. 그저.. 할아버지들 천국이었다.
마지막날 태종대 갔다가 부산역으로 돌아가기전에 다시한번 들리리라 다짐하고 허무하게 돌아서는 발걸음은 이미 지쳐있었고
그 여파가 달맞이고개에서도 나타났다.
체크인하고 짐을 풀었을때 이미 녹초가 된 나를 발견했으나 날씨가 너무 너무 좋다 못해 살짜기 덥기까지한 남해의 날씨에..
침대에 퍼져만 있을 순 없어 달맞이길로 나섰지만.. 그 오르막을 오르다 다시 지친게야.. 이길이 이리 멀었던가??
점찍어두었던 VAN에서 여유롭게 차한잔하며 해떨어질때까지 죽치고 앉아있을 요량으로 책한권도 챙겨 올라갔구만 평일 그시간대에 사람이 많은건지 날씨가 좋아서 죄다 테라스에만 앉은건지 테라스가 붐비기에 내일을 기약하며 그냥 내려왔다.
이미 다리는 천근만근인데 동백섬 한바퀴 돌아보자 싶어 해운대로 향했다.
미포 오거리에서 해운대 방향으로 보면 도로 끝에 바다가 보인다. 안개가 껴서그런지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좀 아쉽지만 그 중간에 철길도 왠지 맘에 든다.
작년엔 이곳을 여러번 왔다 갔다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도로에 차한대, 철로 한쪽에 기차 머리가 보이고, 바다에 배 한대가 통통, 수평선 위로 비행기 한대가 지나가는 사진을 찍어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막상 찍어보면 산만해 보일것 같긴 하다만..)
차야 맨날 지나가는거라 그렇다 치고.. 내려가는데 배한대가 정가운데 지나가는게야..
부랴부랴 카메라 꺼내들고 줌을 땡겼는데 고사이 배가 물길만 남겨둔채 사라진거지..
자세히 보면 왼쪽으로 배꼬리만 살짝 잡혔다는.. 쩝..
막상 해운대를 보니 작년에 질리게 많이 봤던터라 사진한장 안찍고 바로 동백섬으로 향했다.
동백섬 거의 다다를 무렵 생각했다.. 이 거리가.. 이렇게 멀었었구나..
지금 이발로.. 동백섬을 한바퀴 돌 수 있을까? 발아푸다.. 목마르다.. 덥다.. 돌아갈까? 누리마루 안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파는 곳이 생겼다고 들은 것 같다.. 거기서 션한 커피 한잔 사들고 돌면 살만할꺼야.. 가보자.. 싶..었..다..
(작년에 찍은 사진)
누리마루에 도착하니 소풍을 왔는지 한무더기의 초등학생들이 바닥이 안보일 지경으로 빼곡히 누리마루 앞마당을 메우고 있었고 시장바닥 못지않게 시끌벅적했다. 입구에 보이는 폐장시간은 5시.. ㅠㅠ 5시가 10분도 채 남지 않은 이시각.. 그리고 저 바글거리는 무리들 사이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힘겨운 발걸음으로 그냥 의무감에 동백섬을 한바퀴 돈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쓸데없이 남포동에서 무거운 배낭메고 넘 오래 걸은게.. 그게 실수였다고..
돌아오는길.. 오래 걸은김에 해운대 시장에 들러 작년에 맛있게 먹었던 상구네 떡볶이를 오뎅과 함께 대충 저녁으로 떼우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와서보니 먹은 사진은 하나도 없구낭. 먹느라 바빴다 ㅠㅠ
저 산너머로 넘어가는 해가 보이길래 한컷.. 작년에 손으로 들고 찍어서 죄다 망친 야경사진을 테라스 테이블에 올려놓고
찍어서 그나마 한장 건졌다.
작년엔 3층이었던 관계로 테라스 나무에 가려져서 테이블에 놓고 찍을 수는 없었다.
수전증이 있는걸까.. 손떨림 방지 기능을 켜고 찍어도 들고서는 절대 제대로 안찍힌다는..
그렇게 그렇게.. 부산의 하루가 저물었다.
내일은 날씨 상태에 따라 용궁사 또는 이기대로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