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너무 일찍 퍼질러 잔탓인지 새벽 4시도 안되서 눈이 떠졌다.
간만에 좀 걸었다고 두 다리가 묵직하다. 다시 자려니 잠은 안오고 배가 고파온다.
아침겸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벌써 배고푸고 난리얏!!
TV를 보며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7시 반이 조금 넘어서 조식 룸서비스를 시켰다.
해 위치상 아직 그늘이 져서 약간은 쌀쌀하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신선한 바닷바람 쐬며.. 먹는 조식이 나름 맛있었다.
하얀 건물들 앞쪽 철길로 기차 한대가 칙칙폭폭이며 지나갔는데 막상 이쁘게 잡히지 않아 사진은 찍으려다 말았다.
날씨가 조금 흐린듯 하지만 나름 양호하다. 구름이 낀건지 안개가 낀건지.. 작년 해운대도 하늘이 거의 저랬다..
내일은 날씨가 좀 더 나을듯하여 바닷바람을 쐬야하는 이기대는 내일로 미루고 용궁사행을 택했다.
용궁사를 가려면 해운대역에서 버스를 타야한다. 아침겸 점심을 떼우기 위해 역주변 원조 할매 국밥집을 찾았다.
(줏어온 사진)
여기가 유명한 곳이란다. 유명인사들의 사인도 엄청나다.
48년전통? 언제 달았는지 모를 간판이니 50년이 넘었을지도 모르겠다.
부산에 오면 돼지국밥을 먹어야한다는데.. 난 결국 소고기 국밥을 먹었다.
돼지국밥집이 아니라 그냥 유명한 국밥집이었던게다;; 초스피드로 나오고 3000원 가격이 착하니 됐다치고..
달맞이고개에서 해운대역까지 나름 걸었다고 땀이 삐질나는데 뜨거운 국밥을 땀 삐질거리며 그래도 맛나게 먹었다.
해운대역에서 181번 버스를 타고 30여분 갔을까..
입구에 내려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된다고 그랬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누군가 포스팅해 놓은걸 읽었을때 올라가는길이 공사중이라 먼지 풀풀 날린다더니만.. 그 공사를 아직도 하고 있다.
걸어갈 인도가 없는걸 보니 인도를 죄다 파헤쳐놓은게야..한국전력공사..나빠요~
차가 지나갈때마다 먼지가 폴폴 날린다.
입구에.. 유명하다던 해물쟁반짜장집이 떡하니 있었으나 어정쩡한 시간이라 패~스..
사람은 적지도 많지도 않게 적당했던 것 같다.
날씨만 좀 좋았더라면...
그리고 생각보다 돌아볼 곳이 적었다.
바위 끝자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새가 한마리 날아든다.
갈매기도 아닌.. 서울에 쌔고 쌘 닭둘기 칭구다. 고만 얼쩡거리고 좀 가랏~
저기보이는 저 돌산? 한쪽 끝자락엔 낚시하는 사람도 보이는데.. 저리로 가는 길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별로 위험해보이지도 않고 경치가 더 좋아보이는데.. 못올라가본게 아쉬웠다.
눈에 익은 글귀다 싶었더니 노래가사다..
1999년이면.. 노래가 먼저인겐가?
마지막 구절.. "용궁사 앞 바다에 붉은 해가 뜬다".. 편곡한고야?? ㅋㅋ
아까 본 해돋이 바위.. 거기에 해가 뜬대는건가보다..
득남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갔는지 코와 배가 시커멓다.
다들 득남하셨을꼬??
여기도 벚꽃은 피었다.. 좀 흩날렸음 좋으련만..
한두시간 어슬렁거리며 둘러보니 더이상 갈 곳이 없다.
다시 먼지 폴폴거리는 길을 따라 내려왔다.
신호등에 걸려서있는데 181번 버스가 휭하고 가버린다 ㅠㅠ
의자도 없이 정류장표시만 떨렁 있는 곳이라 2~30분을 힘겹게 기다려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원래 계획은 중간에 내려서 대천공원이란 곳을 가보려했는데.. 어제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다리가 무거워서
젤많이 걸어야할 내일 이기대 여정을 위해 그냥 패스~
어제 발길을 돌렸던 달맞이길에 올라 VAN에서 커피나 한잔하기 위해 해운대로 돌아갔다.
4시정도가 되서야 해월정 근처에 있는 VAN을 찾았다.
그 앞에선 웨딩촬영을 하느라 사진기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댄다. 벚꽃이 이뿌긴 한가부다..
바로 옆에 돌벽이 무너졌던겐지 공사를 하는겐지 흰 천막이 벽을 싸고 있는데 왜 하필 거기서 그러고 있나 모르겠다.
뒤로 잡히는 배경 때문이려나..
오후가 될수록 은근히 너무 더웠고, 걸어올라오느라 힘과 땀을 쭉 뺏다.
쇼파에 거의 널부러지다시피 앉아서 아이스카페라떼를 들이키며 땀 식히느라 정신이 없었다.
테라스에 푹신한 의자는 맘에 들었다.
따땃한 햇살을 쬐며 벚꽃잎이 날리는 테라스에서 따뜻한 커피에 치즈케잌을 먹으며 조용히 책이나 읽으려던 것이었는데..
더워서 아이스커피를 시켰고 땀을 식히느라 이뿐 까페 내부를 둘러볼 겨를도.. 책을 편히 읽을 여유도 없었드랬다.
그와중에 말벌인지 먼지 모를.. 엄지손가락보다 굵어보이는 무언가가 발밑 난간을 따라 웅웅거리며 버둥대고 지나간다.
어느순간 날아오를지 모를 불안감에 한참을 그놈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땀을 좀 식히고 책을 읽고 있노라니 시원한게 참 좋았다.
가끔 바람에 벚꽃잎이 테이블 위로.. 쇼파위로 떨어지는게 운치있긴 했다. 내 치즈케잌 위에만 떨어지지 말아다오~
해가 뉘엿뉘엿 질때쯤 되니 순간 체감온도가 떨어지더라.. 흘린 땀때문에 더 그런듯..
점점 한기가 느껴져서 못앉아 있겠기에 한시간여만에 일어났다.
해떨어진 봄바다는 생각보다 더 추웠다.
저녁은 룸서비스로 안심스테이크를 시켰다. 메뉴의 선택폭이 좀 좁았다.
테라스는 이미 추워서 안되겠고 벽보고 책상서 먹긴 글코.. 쇼파옆 티테이블에 올려놓고 고기를 썰자니 테이블이 흔들린다.
테라스에 있던 그 무거운 나무 테이블을 방에 끌어다 놓고서야 편안히 칼질을 할 수 있었다.ㅋㅋ
근데 셋팅하느라 정신이 팔렸던지라 또 사진은 없다.
고기는 두툼하니 좋았는데 소스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그래도 스프,샐러드에 빵까지 남김없이 다 먹어주고.. 그사이 살짝이 식어버린 커피까지 먹어주니 잠이 스르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