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게 불던 바람도 잦아들고.. 햇볕이 쨍나는게 여름날씨다..
간단한 짐만 보조가방에 옮겨담고, 배낭은 다음 숙소로 옮기기 위해 옮김이 서비스 명찰?을 달아 관리실에 맡기고 나왔다.
5~6코스를 걸을 예정이라 일출봉 근처 경미휴게소에서 문어라면 한그릇 해치우고 남원읍으로 Go Go~
남원읍사무소?에서 내려 바닷가쪽으로 조금 내려오니 5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표식이 나왔다.
이제사 올레길 걸으러 온 실감이 제대로 난다..
푸른 하늘과 바다.. 차한대 지나가지 않는 조용한 도로를 따라 평화롭게 거닐어 본다.
좋은 글들이 돌마다 하나씩 달려있다. 문화의 거리란다~
오늘따라 도로엔 차도 사람도 없이 휑하지만.. 길따라 계속되는 글귀에 심심하지 않다.
슬쩍 슬쩍 뿌려놓은듯한 구름도 맘에 드는군..
아기자기한 펜션 앞으로 야자나무도 멋지고..
시원한 그늘 밑에서 멋드러진 풍경도 잠시 감상해주고.. 큰엉 산책로 입구인가보다..
나무 사잇길로 걷다보면..
슬쩍 슬쩍 보이는 바다가 너무 좋다..
간혹 역방향으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무가 우거져 터널을 이루기도 하고..
뜬금 없이 나타난 동건씨...
찰흙을 손으로 대충 주물러? 놓은 듯한 절벽..
발코니 같아 보이는게 넘 맘에 들었던 곳..
벤취에 잠시 앉았다가 햇볕이 부담스러워 일어나긴 했지만...
물이 맑아 속이 훤히 보인다..
묶이지도 않은 말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봤던 말과는 달리 천방지축 날뛰는 놈이라 좀 무섭다..
바로 뒤쪽에 아저씨가 성질을 부리며 녀석을 불러댄다.
돈받고 태워주는 말인데 아저씨가 고삐를 노치신 모양이다.
돌담길도 지나고..
어느새 위미리까지 왔다..
이름모를 포구 같은곳이 있어 물을 가까이 보려고 가보니 주인없는 욕실? 슬리퍼가 보이더니만..
해녀분이 물질을 하고 계신다~
물이 너무 맑아~~
너무 낮아서 섬이라기보다 뭔가 둥 떠있는 듯한..
저게 아마도 가파도인듯..
12시 반이 되어서 좀씩 출출해지려던 참에 나타난 위미바닷가올레집..
점심먹기 위해 찜해두었던 곳이다.
15,000원자리 해물뚝배기와 고등어구이 셋트~ 맛있었다~
포구가 참 많은데.. 이름을 몰라.. 지도를 봐도 어디까지 왔는지 알수가 없다 ㅋ
다리는 점점 아파오는데 쇠소깍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올레길 표시는 휑한 도로로 나를 이끈다..
어쩜 차한대 개미한마리 없는거니.. 여기서 뺑소니 당하면 며칠 후에나 발견될것 같구나 궁시렁 거리며 사진을 찍는데..
도랑에 한 아저씨가 일하고 계신다 허걱..
드디어 나타난 쇠소깍 다리..
4시가 가까워오는 시간이라 해는 기울고..
그림 망치게 그림자를 드리워 놨구나 ㅠㅠ
투명보트? 카약? 암튼 돈내고 타는거.. 죄다 커플 커플~~
하천과 바닷물이 만나 신비로운 색의 물을 만들었다..
저.. 그림자만 좀 없었으면~~~~
드디어 5코스가 끝나고 6코스 시작점..
분명 누군가의 포스트에서 5~6코스를 하루에 거뜬히 걸었다 했는데 ㅠㅠ
도저히.. 도저히.. 더는 못가요~~ ㅠㅠ
15km가 내 한계인듯 하다..
6코스 천지연까지 가서 숙소로 이동할 방법만 알아왔던지라 가는 방법을 몰라.. 민박집 사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와서 버스를 갈아타야한댄다..
버스타는 곳까지 걸을 힘도 없어.. 즐비하게 서있는 택시 잡아타고 터미널로 이동, 시내버스를 타고 민박집 앞에 내렸다.
5일간 묵게될 민박집 (바다와섬)
혼자쓰기엔 너무도 넓은 15평에 쇼파도 있고.. 저멀리 바다도 보이고.. 4만원이면 심하게 저렴한 곳이다..
먼지 하나 찾아볼 수 없게 깔끔히도 청소해놓으셨다는..
이날 저녁.. 1인당 15000원이면 민박집 사장님께서 직접 회를 떠주신다..
너무나도 정정하신 노부부, 40대 부부, 26살 젊은 청년 이렇게 6명이서 광어회를 배터지게 먹고,
너무 많아 끝내 남기고 말았다는..
회는 절대 남기는 법이 없는 나이거늘.. 너무도 손크신 사장님 덕에 다 먹어치울 수 없었다..
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