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제주여객터미널까지 그리 멀지 않다는 이유로 꿈지럭대다가..
11시 배를 타기 간당간당한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한시간 단위로 출발한다는 정보가 뇌리를 스쳤다.
11시 배를 포기하고 뒹굴대다 12시배를 타고 우도로 Go Go~
오늘도 바람은 거세지만 비만 안오면 됐지뭐~
10여분 달려서 우도에 도착하니 조랑말 한마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줄에 묶여있어서 딱 저기까지만 올 수 있는 듯 싶지만.. 더 가까이는 못가겠더라는..
제주를 찾은 목적이 올레길 걷기였는데.. 그 시작을 우도에서 하게되었다. 우도는 올레 1-1코스~
해안가를 따라 걷기 시작하니 이번엔 조랑말이 아니라 진짜 말이다~
말만 보면서 무작정 걷다보니 바닥이 온통 덩~ 밭이더라는.. 그래서 멀찌감치서 한컷~
일출봉에선 못보고 어젯밤 TV에서만 봤던 유채꽃..
일출봉엔 없길래 이미 때를 놓쳤나 했더니 우도엔 지천이구나~
집집마다 태극기도 걸려있고..
청보리가 바람에 넘실대는게 이뿌다..
노란 유채꽃과 푸른 바다.. 갈대?에 묶여있는 올레길 표시 리본도 보이고..
여기도 유채꽃 저기도 유채꽃.. 너는 이름이 모~니??
리본에 이어 올레길 푯말도 보이고 간세도 보이고..
유채, 청보리, 이름모를꽃과 바다가 한눈에.. 곳곳에 개님도 보이고..
바닷빛이 이뿐 해수욕장이 저멀리.. 걸음을 재촉한다..
바닷빛이 넘 이뿌다..
한켠에 놓인 벤취에 한참을 앉아서 감상해주시고.. 근처 식당에서 보말칼국수를 먹었다. 맛 조타~
나중에 알게된 얘긴데.. 보말칼국수는 2인분이상 파는거였다나~
아무생각없이 주문했고, 별말없이 줘서 몰랐더라는.. 아마도 손님이 많지 않은 평일이라 그랬나 보다..
이국적인 느낌의 바다를 뒤로 하고 계속 올레~~
또 만난 말 한마리.. 이번엔 아주 가까이서~~
간만에 오래걸으니 다리도 아푸고.. 벤취에 앉아서 쉬고 있자니 다들 차타고, 스쿠터 타고, ATV 타고 쓍쓍 지나가버리고
뚜벅이는 앞도 뒤도 보이질 않는다..
검멀레 해수욕장..
너무 쉬엄쉬엄 걸었나.. 지도를 보니 아직 반도 못왔다~
너무 늦게 온탓도 있고, 넘 쉬엄쉬엄 걷기도 했고.. 이러다 마지막 배를 탈 수 있으려나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저 등대까지 올라야 하는건가.. 시간이 얼마나 걸릴려나..
일단 우도에 왔으니 우도 땅콩을 구입하고 잠시 화장실에 들러서 땀좀 닦고 있는데 한 아가씨가 길을 물어온다.
가다보니 저 등대로 오르는 길이 있던데 그리로 가기엔 시간이 안될것 같다며 그냥 지나쳐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는..
안그래도 나도 그 걱정을 하고 있었다며.. 같이 걷기 시작했다.
예정에 없던 길로 가다보니 올레 표시도 하나 없고.. 둘이 무작정 감으로 걷고 또 걸었다..
대화중에 알게된 두가지 사실이 있었는데..
하나는 아까 그 보말 칼국수가 2인분 이상이었다는것과..
다른 하나는 마지막배가 6시가 아니라 5시 반이었다는것..
보말칼국수가 2인분 이상이라 일부러 길에서 만난 아가씨와 같이 먹으러 갔는데
혼자 들어와 1인분 시키는걸 보고 놀랐더라는..
생각해보니.. 난 그곳에서 성게국수를 먹을 계획이었으나.. 들어가서 첫눈에 보인 보말칼국수를 생각없이 시켰던거였다 ㅋ..
그리고 마지막배가 6시인줄알고 나름 여유로운 와중에도 거리 계산이 잘 안되 걱정만 조금 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마지막배가 5시반이랜다.. 표살때 받은 시간표를 보니.. 내가본 시간은 우도 들어가는 배편의 시간이었다는..
하마터면 우도에서 1박할뻔 했다 휴~~
둘이 얘기하면서 걷다보니 사진을 거의 못찍었다.. 올레길을 혼자 온 이유가 바로 이거였는데 말이지..
같이 걷다보니 어느새 따라 붙은 강아지 두마리.. 앞서기니 뒷서거니하며 길안내를 하는듯 계속 따라온다..
얼마나 가로질러 왔는지.. 어느새 서빈백사? 까지 와버렸다..
너무 많은걸 못보고 지나쳐와버렸다는..
계획대로라면 빨간머리앤의집에서 커피한잔하며 쉬다가 막배를 타러갈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많이 가로질러왔음에도 5시가 거의 다되어 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ㅠㅠ
지나며 그냥 한컷~
서빈백사에서 또한마리가 따라붙어 일행이 넷이나 됐다.
하우목동항에 가까워올수록 먹구름이 짙어지고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한데.. 저녀석들은 우도 반바퀴를 저리 따라왔다.
마지막에 따라온 요놈은 수컷.. 아가씨가 맘에 들었는지 자꾸 얼쩡대니 구찮은지 으르렁 댄다.
결국 옆구리를 심하게 물리고서는 한동안 낑낑대며 옆구리를 핥느라 따라오질 못한다.
나중에 보니 이빨자국이 할퀸것처럼 옆구리에 선명하게 여러줄이 났는데도 끝까지 따라오더라는..
5시가 조금 넘어서야 천진항에 도착... 간발의차로 눈앞에서 배가 출발했다..
여기까지 따라온 녀석들.. 오는 내내 영역표시는 수시로 하며 왔으니 잘 돌아가기는 할게다..
옆구리를 심하게 물린 녀석은 대합실 앞을 어슬렁 거리다가.. 병든개로 오해받기도 했다 ㅋㅋ
30분을 기다려 마지막 배를 타고 출발하는 순간 깨달았다..
선글라스를 대합실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ㅠㅠ
벗어서 옆에 놓고는 얘기하며 앉아있다가 배시간이 되어 후다닥 가방챙겨 배에 올랐는데 선글라스는 놓고온게지..
7박8일중 이제 2일짼데